[시]모두가 함께 부르는 합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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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주어진 단단한 과일의 속을 봐 보자
[단단한 과일의 껍질을 끊임없이 한 줄로 자르기] 6회


사랑은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고
by 포포사




1.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항상 나를 가르치려 하더라


선생님을 사랑해서

나는 범생이가 된다


수업을 집중해서 듣고

수업을 집중해서 듣다 보니

그가 찾아오는 나의 교실을 이해하게 된다


오늘은 아끼던 지우개를 손톱으로 떼어

수업 시간에 자는 아이들에게 던졌다


뒤통수에 박힌 지우개는

검은 나무에 열린 열매처럼 보이고


선생님을 사랑하면

더이상 입가의 미소를 지울 수 없게 된다


그러나 내가 사랑하는 그는

내가 배우고 싶은 것만 가르쳐주지 않는다

나에게 사람과 사랑을 만들 수 있다 말해준다


주기율표를 노래로 부르며 외웠다

수헬리베붕탄질산

그와 함께 부른 유일한 노래였고


모두가 함께 부르는 합창이었다



2. 졸업식


졸업식이란 말, 좋지 않아?

책가방 가득 필요한 것들을 챙기고 교실을 나서면

두고 온 것들은 자연스럽게 버리는 것들이 되니까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다 떠날 때까지 교실에 남는다

학생들이 가져갈 수 없는 마지막에 두고 온 것들이 된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선생님

그를 향해 무한한 인사를 하면


끝까지 잠기지 않은 책가방 속에선

헤진 교과서가 우수수 쏟아진다


쏟아졌으면 좋겠다





연재 정보
연재명단단한 과일의 껍질을 끊임없이 한 줄로 자르기
연재 슬로건내게 주어진 단단한 과일의 속을 들여다보기
연재 소개혼자 있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따금 누군가가 방문해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하고 싶은 말
작가 정보
필명포포사
작가소개주머니시 작가
작가의 말내가 하고 싶은건 단지
단단한 과일의 껍질을 끊임없이 한 줄로 자르기
추가 정보
인스타그램@poposa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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