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그랗고 매끈한 웅덩이를 만들고 있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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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선(line)에서 떨어져요.
[안과 밖 혹은 그 아래] 3회


투명한 새벽
by 오순



깨어났을 때 알아챘다

일그러진 물웅덩이를

그것이 움직인다

발가락을 넘고

덮고 있던 이불을 적시고

서서히 목을 조여온다

다행히 숨이 막혀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꼼짝할 수 없다

물은 차갑지도 따듯하지도 않았고

비릿한 냄새가 어느 새벽에 일어났던 사건을 흘렸다

바닥 그 바닥에 쪼그려 앉은 한 여자

상관없이 엉덩이를 까고 오줌을 누는

고개를 떨어뜨리고 자기 몸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오래 바라보던 여자의 얼굴

아는 얼굴 같았지만 누구인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여자는 볼 일을 다 보고도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동그랗고 매끈한 웅덩이를 만들고 있는 것만 같았다

얼굴만 한 그 웅덩이에 그대로

얼굴을 박고 빠져 죽고 싶어 하는 건지도 모른다고

어딘가에 스며들어 사라질 물이 되는 것

여자가 만들어 놓은 수렁을 생각하며 깊은 잠에 빠져 들_었_다_


 





연재 정보
연재명안과 밖 혹은 그 아래
연재 슬로건그 선(line)에서 떨어져요.
연재 소개들여다보려고요.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불안이며 슬픔이며 드러내지 못한 욕망까지. 영영 그 안을 헤매는 길밖에 도리가 없다 해도 말이죠.
하고 싶은 말어떤 색깔을 좋아하세요? 저는 블루를 좋아합니다. 
작가 정보
필명오순
작가소개손목에 선인장과 달을 새겨 넣었어요. 
작가의 말파프리카를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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