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수무책이란 말이 떠올랐다

조회수 349

  

"너"라고 지칭해온 이들 모두 어렵지만 아름다웠어요. 제가 해주고 싶었던 말입니다.
[너는 어렵지만 아름다워] 5회


라이달 호수   
by 시훈




  "물이 너무 차가워 심장이 얼 것 같아"

  그때 우리 둘은 나란히 앉아 호수에 손을 담그고 있었다

  우리는 왜 쉽게 지나치는 일이 없을까
  하지만 호수는 정도가 없을 만큼 아름답고

  "서쪽으로 가면 워즈워스의 마을이란 곳도 있대"

  너는 낭만파 시인의 이름을 말했다
  시인은 떠났지만 이름은 마을에 계속 남겨지는구나

  감정이 시간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우리도 오래 머무르려는 사람이었다

  속수무책이란 말이 떠올랐다

  손을 호수에서 꺼내자 빨개져 있었다
  이제 어디로 갈지 생각해야 했다

  뒤에서 외국인들이 오더니 호수에 대해 이야기하는 듯했다
  알아들을 수 없으니 우리가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아름다운 마을에 사는 사람 같네요"라고 한 것이라 여기기로 했다

  지금에 와 돌아보면
  우리는 그 자리에서 마을을 이루고자 한 것일지도 몰랐다

  너는 내 옆에서 시집을 읽고 있다





연재 정보
연재명너는 어렵지만 아름다워
연재 슬로건때론 나 자신을 "너"라고 부르기도 하며 쓴 시들.
그리고 "너"라고 지칭할 수 있는 모든 이들을 생각하며 쓴 시들.
연재 소개"너"라고 지칭해온 이들 모두 어렵지만 아름다웠어요. 제가 해주고 싶었던 말입니다.
하고 싶은 말벌써 오늘이네요. 더 만나요.
작가 정보
필명시훈
작가소개시간 다 되었어요! 모아온 시를 지금 드릴게요.
작가의 말시집 "나를 오래오래 켜두었다"를 독립출판하여 활동을 시작했다.
추가 정보
인스타그램@writer_see_hoon
블로그
kimjhabo

 



아래 버튼은 후원 버튼으로,
운영비를 제외한 모든 후원금*은

웹진에 참여하신 작가분들께 전달됩니다.


 

*후원금 기준액은 1,000원입니다.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