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궁금해 해주세요
[인터뷰] 2회

왜 본인을 궁금해 해줬으면 하나요? 
by 주영

왜 본인을 궁금해 해줬으면 하나요?

A : 궁극적인 목표 아닐까요? 이야기를 들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항상 그래왔던 거 같아요. 유퀴즈나 그런 인터뷰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나도 저기 쪼그리고 앉아서 내 이야기를 하고 싶다, 사람들이 나에 대해 궁금해했으면 좋겠다."라고 매번 생각했어요. 저는 저에 대해 말할 게 많거든요. 저는 어릴 때 이러이러했고요, 이런 일을 겪었고,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어떠한 일이 있어서 저는 이렇게 했고 그래서 저는 이러이러하게 됐습니다. 듣는 사람은 진부하지만, 말하는 이에게는 전혀 그렇지 않은 그런 거 있잖아요.

취업 준비생이시면 본인에 대한 이야기를 자기소개서, 면접을 통해서 많이 하지 않나요?

A : 맞아요. 서류나 면접에서 저에 대해 이야기해야 해요. 하지만 그땐 온전한 저의 이야기를 할 수는 없어요. 그 사람들은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거든요. 제가 겪은 일은 모두 그들과 관련이 있어야 해요. 직무 연관성이 높아야 하거나 팀으로서 활동한 경험을 통해 제가 기업의 한 구성원으로 일을 함께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증명해야 해요. 또 장황하면 안 돼요. 어떠한 과정을 거쳤고 어떠한 성과를 냈는지 간결하게 말해야 해요. 이성과 논리만을 따지죠. 저는 그런 게 좀 피로해요. 일일이 따지는 거요. 정해진 틀에서 말을 다듬고 다듬어 깔끔하고 명확하게 전달할수록 갑갑하고 답답해져요. 무언가가 옥죄는 느낌? 저는 솔직하게 대답하고 싶어요. 듣기 좋은 말이 아닌 날 것 그대로요.

솔직해지고 싶으신 거군요.

A : 그래서 일종의 유퀴즈와 같은 프로그램에 나가고 싶어요. 펜을 들고 종이에 메모하며 사람을 평가하지 않으니까요. 제가 겪은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감정"을 드러낼 수 있잖아요. 저는 꽤 수다쟁이예요. 저를 알아봐 주었으면 싶고 저는 어떤 사람인지 떠들고 싶어요. 그래서 대단한 사람이 돼야 해요. 또는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아도 우연히 간택당해서 저에 대해 얘기하고, 그로 인해 누군가에게 어떠한 영향, 웃음, 다짐, 감동을 주고 싶어요. 소박하지만 큰 꿈이죠. 낯을 가리고 막상 유명해지는 걸 부끄러워하긴 하지만 그런 기회가 온다면 그것이야말로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생각해요. 취업 준비생으로서 좋은 기업에 취업할 기회도 좋은 기회지만 인생에 있어서 궁극적인 목표는 유퀴즈에 나가는 것이에요. 요즘은 길거리에서 할 수 없으니 성공해야 하고요. 아니면 운이 엄청 좋거나요. 모르죠. 길거리에서 혹시 만날지. 코로나가 끝났으면 하는 가장 큰 이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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