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침 속에 몸을 던졌는데 등에서 날개가 돋아버렸어요

<연명> 은긍


새도 자살을 하나요?

세상에 맞춰 춤을 추지 못해
자꾸만 발이 밟혀 뭉개집니다

실패하자
외침 속에 몸을 던졌는데
등에서 날개가 돋아버렸어요

죽음을 생각하는 새가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좆 됐습니다
이제 어떡하죠?
신께서 내리신 목숨을 소중히 생각하지 않은 벌인가요

멍청한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구구, 새는 어떻게 자살을 하나요?

남은 건 이유도 감정도 없어진
죽음이라는 장엄한 단어의 형태뿐입니다

추악하게 더럽혀진 단어만 안고 사는
주억거리는 고개를 멈출 수 없는


8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