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의 포근함을 생각해 눈빛에선 정말 바다가 넘실거렸고

이태원

<바다로 가자 바다가 있는 곳에서 태어났잖아> 이태원


매일 시간을 뛰어넘는 기분으로 지내고 있어 가끔은 나의 무용함에 지치기도
그걸 힘껏 누리기도 하면서
여전히 자주 상냥하지 않아 따듯한 말 한마디 건네기 힘들고
서툴게 종이에 구겨 넣던 것들은 정말로 먼 곳에 있어 가끔은 종이도 멀게 느껴지곤 해
꿈꾸듯이
그때의 포근함을 생각해 눈빛에선 정말 바다가 넘실 거렸고 난 애인들을 그 바다로 데려갈 생각을 했어

언제든 떠올리려고 적어 넣은 것들이 나를 불행하게 했던 때를 기억해
주머니 안에서 움켜쥘 수밖에 없었던 사랑들을 간직한 여름 사이에서
나의 불행들이 만들어낸 것들로 겨우 내 삶이 무용 하지 않음을 느껴야 했었지

정말이지 나는 그 사이에서 웃어야 했을까

바다로 가자 우리가 만든 것들을 바다에 빠트릴 거야 눅눅하게 젖어서 형태도 알아보지 못하게 엉망진창 으로 만들어버리곤
나는 모래가 잔뜩 끼어버린 채로 돌아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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