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미옥, 「파각」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 中)

봄놀다
2023-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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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각


안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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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돌아가신 일가친척이 나오면
그날은 몸을 조심해야 해"

이해가 되지 않아

산 사람의 꿈이 아니라
죽은 사람의 꿈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면
그건 무서울 수 있겠지만

"쟤가 잘 모르네
아무튼 조심해야 해"

창 안으로 들어오던 빛이 녹아버린다
다 녹아도 여전히 밝아서
나의 생활은

물렁해지기까지 너무 오래

잠에도 뼈가 있어
부러지기 쉽다

병아리가 깨어나기 전에
일부러 알을 깨뜨리는 사람을 보았다

바깥에서
아주 조금 깨뜨려준다

도움의 손일까

그런 손은
미래를 예감하며 살지 않겠지

나는 부드러운 신발을 신는다
처음부터 부드러웠던 것은 아니었는데

준비된 사람이 아니라 내 발은
깨뜨리며 나간다

낡아져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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