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콜> 시훈

<커튼콜> 시훈


좀 더 놀고 떠날 작정이었는데 먼저 떠난 여름에게 할 말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걸어 들어온 방에는 해변이 없어서
발이 허전합니다

책상에는 아직 다 쓰지 못한 학용품이 쌓여 있어서
가끔은 학교에 계속 다녀야 할 것 같습니다

편지를 아직 읽습니다
지금도 당신은 그런 마음이려나 하며

자주 나의 앞은
떠난 것의 뒷모습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

커튼이 바람에 살랑이며 들춰지고
나의 셔츠가 옷걸이에 걸린 채 구김을 펴네요

저녁 하늘은 벌써 변하느라 바빠 보이는군요
흠뻑 젖은 추억이 마르고 있죠

아, 곧 불을 켜야겠네요
밤과 함께 새로움을 또 품을 때인가 봐요





이 작품은 주머니시 시집 시리즈에 수록된 시입니다.
컵홀더의 QR코드는 24개의 시 중에서 무작위로 하나를 보여줍니다.
[목록] 버튼을 통해 컵홀더에 있는 작품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주머니시 시집 시리즈는 한양대학교 에리카 창업동아리, 주머니시에서 만든 시리즈로 작품 공모를 통해 시집에 포함될 작품을 선정 중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