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 주의보> 해일

<파랑 주의보> 해일


우리 다 그래 본 적 있잖아
파랑, 하고 부르면 진짜 파랑이 될까 봐
파, 까지만 부르고 말았잖아
랑, 할 때 혀가 톡 일으키는 물방울이
한 시절 되어 몰아칠까 봐

손바닥만한 마음 갖고도 종일
숨겼다 들켰다 하는 연안처럼
금이라도 밟을까 봐
온 신경을 집중해 파랗게 쳐야 했잖아
뭍에 닿으면 부서질 걸 알면서

동그랗게 몸을 말면
가장 완벽한 파랑, 그럴 때 우린
사랑 대신 파랑
바랄게, 대신 파랄게

속삭임이 물들면 그 색은 분명 소라색
물결이 볼 붉히면 그건 연보라
포말이 톡, 터지며 뭍의 끝을 적실 때

간지러움은 마음보다 빨라서
먼저 부딪히고 터졌잖아
뭔지 모를 마음을 동그랗게 담고

파랑, 파랑해
닿을 듯 말 듯 간질이면서





이 작품은 주머니시 시집 시리즈에 수록된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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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시 시집 시리즈는 한양대학교 에리카 창업동아리, 주머니시에서 만든 시리즈로 작품 공모를 통해 시집에 포함될 작품을 선정 중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