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우린> 정은

<날마다 우린> 정은


애인과 나는 매일 기억을 끌어안고 잠에 든다
꿈속에서 우리는 헤엄치는 중일 때가 많다
서로에게서 달아나는 것처럼
애인의 꼬리는 복숭아뼈에 달려있어서
나는 아래를 내려다볼 때가 많은데
만화경으로 꼬리를 들여다보면
너무 많은 방향으로 흘러간 시간과
붉어지는 빛 속에서 녹아내리는 얼굴이 보인다
우리는 지치도록 의미를 주는 게 즐겁다 믿은 적 있지
그저 이름을 바꿔 부르는 거일 뿐인데
날마다 우린 평화로운 얼굴로 싸운다
눅눅해진 기분 한 조각을 받아먹는 게 어려워서
싸운 뒤에도 울 수 없다





이 작품은 주머니시 시집 시리즈에 수록된 시입니다.
컵홀더의 QR코드는 24개의 시 중에서 무작위로 하나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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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시 시집 시리즈는 한양대학교 에리카 창업동아리, 주머니시에서 만든 시리즈로 작품 공모를 통해 시집에 포함될 작품을 선정 중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