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신앙> 은긍

<사랑의 신앙> 은긍


- 입술이 두꺼운 사람은 깊은 사랑을 한대.
- 그런 게 어디 있어?
- 진짜야.

입에 담배를 물고 눈에 나를 담고 당신이 말했습니다.
혼자 과거에 남겨진 건 입술이 두꺼워서 일까요?

꿈은 파편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현실에서는 건조한 사이가 꿈에서는 자주 첨벙거립 니다. 당신에게 나는 아무 해도 끼치지 못할 사람이 되어 버렸는데 말이에요. 옛 애인에게 무해한 사람이 되는 건 슬픈 일입니다. 아직도 해로운 당신이 꿈에 자주 나타납니다. 첨벙거리는 관계는 경계에 서 있습 니다. 그러니까, 담배에 불을 붙이기 전 상황만 계속되는 겁니다. 담배는 입에 물었고 불은 활활 타오르는데 붙이지는 않아서 담배는 계속 침에 젖고 축축하고 뜨겁고 침이 흘러 턱을 적실 것 같은, 그런 거요. 그래서 눈을 떠도 꿈을 곱씹느라 여전히 꿈입니다. 언젠가 불이 붙어 연기가 피어오른다면 나는 모르는 당신을 아는 이름으로 부르고, 부르고, 부르고 ...

하지만 당신에게는 다행입니다.
담배는 영원히 타지 않고
입술은 여전히 두껍습니다.





이 작품은 주머니시 시집 시리즈에 수록된 시입니다.
컵홀더의 QR코드는 24개의 시 중에서 무작위로 하나를 보여줍니다.
[목록] 버튼을 통해 컵홀더에 있는 작품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주머니시 시집 시리즈는 한양대학교 에리카 창업동아리, 주머니시에서 만든 시리즈로 작품 공모를 통해 시집에 포함될 작품을 선정 중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